
Note and Short Communication Hee-Jin Cho*
Gangnam Pharmacy, Yongin-si, Gyeonggi-do 16970, South Korea
조희진*
경기도 용인시 강남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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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ground and Objectives: Community pharmacists in Korea are legally obligated under the Korean Pharmaceutical Act (Article 2 Clause 12; Article 24 Clause 4) to provide medication guidance, yet lack independent access to essential clinical information — diagnoses, laboratory values, and prescriptions from other institutions — necessary to fulfill this obligation. This commentary examines structural barriers preventing community pharmacists from performing meaningful medication safety interventions, focusing on the gap between legally mandated obligations and absent clinical information access. Method: A policy-oriented narrative analysis based on literature review and a representative clinical case was conducted. Result: A case is presented in which a dialysis patient received an aluminum-containing antacid; intervention was possible only because prior nephrology prescriptions had been filled at the same pharmacy. This case exemplifies that pharmacist intervention is determined not by professional competence, but by the patient’s dispensing pattern and the availability of clinical information. Internationally established standards, including the Joint Commission of Pharmacy Practitioners (JCPP) Pharmacists’ Patient Care Process, identify diagnoses and laboratory values as essential for pharmacist care. The proliferation of digital health services — increasing patient exposure to unverified medication information — paradoxically heightens the need for pharmacist intervention, even as structural barriers remain unchanged. Conclusion: Three policy recommendations are proposed: legal codification of pharmacists’ clinical information access rights, formal codification of their drug-related problem intervention roles within the healthcare system, and enhanced digital health information accessibility for elderly polypharmacy patients. Pharmacists carry the obligation but lack the means — this structural contradiction must be resolved.
Keywords: Community pharmacy, Drug-related problems, Clinical information access, Patient safety, Structural barriers, Polypharmacy
약사는 약학 전문 교육을 이수하고 국가 면허를 취득한 의약품 전문가로서, 약사법 제2조 제12호는 복약지도를 ‘의약품의 명칭, 용법·용량, 효능·효과, 부작용, 상호작용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제24조 제4항은 약사가 의약품 조제 시 ‘환자에게 필요한 복약지도’를 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1)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 환자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지역약국은 환자가 처방전을 가지고 가장 먼저 접촉하는 의료 접점으로서 약물관련문제(Drug-Related Problems, DRP)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약사가 효과적인 DRP 예방을 위해 진단명·검사 수치 등의 임상정보가 필요하다는 근거는 이미 국제적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미국 약사 케어 표준인 Joint Commission of Pharmacy Practitioners (JCPP) Pharmacists' Patient Care Process는 이를 약사의 필수 수집 정보로 명시하고 있다.2) 그러나 한국 지역약국 약사는 DRP를 예방하고 복약지도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임상정보 — 진단명, 검사 수치, 타 의료기관 처방 내역 — 에 대한 독립적 접근이 현행 제도에서 보장되어 있지 않다. 환자가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건강정보 서비스를 통해 공유하는 간접적 경로는 존재하나3), 이는 환자의 인지·의지·디지털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로서 안정적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한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비전문가가 약물 관련 정보를 손쉽게 접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건강정보는 신뢰성과 과학적 근거가 불균일하여4) 오해석·자가투약·처방약 임의 중단 등 새로운 약물관련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전문가의 중재 필요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된다. 본 논문은 의무는 부여되어 있으나 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임상정보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적 공백을 분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한다.
지역약국 약사의 임상정보 접근권 현황과 한계
현행 제도에서 지역약국 약사가 약물 안전성 확인 시 접근할 수 있는 정보는 처방전에 기재된 약물명, 용량, 용법에 한정된다. 약물 안전성 확인에 필수적인 다음 정보들은 원칙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제한적이다.
- 진단명(질병분류기호): 의료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처방전에 질병분류기호 기재가 원칙이나, 동 조항 단서에 의해 환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생략이 허용된다.5) 실무적으로 이 단서조항이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처방전에 질병분류기호가 기재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동일 약물이 복수의 적응증에 사용되거나 허가 외 사용이 이루어지는 경우 약사는 처방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적 상황에 놓인다.
- 검사 수치: 신기능 평가에 필요한 추정사구체여과율(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eGFR), 간기능 수치 등 용량 조절 및 금기 판단에 필수적인 수치에 접근할 수 없다.
- 타 의료기관 처방 정보: 복수의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의 경우, 타 기관의 처방 내역에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없다.
정부는 건강e음, 건강정보 고속도로 등의 서비스를 통해 개인 건강정보의 활용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3)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하는 다제약물 복용 고령 환자들은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 본인인증 절차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6) 지역약국 현장에서 고령 환자의 건강정보 서비스 가입을 지원하고자 해도, 약사는 본연의 조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충분한 도움을 제공하기 어렵다.
더욱이 투석·심부전·간경화·신장질환·장기이식 환자 등은 약국에서 타과 처방을 받을 때 본인의 기저질환이나 복약 현황을 약사에게 고지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7) 이는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 약사-환자 간 정보 공유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구조적 문제이다.
동일 약국에서 여러 과의 처방을 꾸준히 조제해온 환자의 경우, 약사는 이전 처방 기록을 통해 임상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환자가 처방전을 한 약국에서만 조제한 경우에 한하며, 환자가 여러 약국을 이용하거나 병원 내 약국에서 조제한 경우에는 지역약국 약사가 해당 정보에 독립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 결국 약사의 중재 가능 여부는 환자의 조제 패턴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
정보 비대칭의 임상적 위험: 사례를 중심으로
다음 사례는 정보 접근권 부재가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례】투석환자의알루미늄함유제산제처방
경기도 소재 지역약국에서 투석 환자가 위장관 증상으로 알루미늄 함유 제산제를 처방받은 사례가 있었다. 환자는 본인이 투석 중임을 약사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약사는 이전에 수령한 신장내과 처방전의 진단명을 능동적으로 확인함으로써 투석 환자임을 파악하였고, 알루미늄 축적으로 인한 알루미늄성 뇌증·골연화증 위험을 근거로 처방 반납 및 중재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만약 신장내과 처방이 병원 내 약국에서 조제되었거나 타 의료기관에서 수령한 경우였다면, 약사는 이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을 것이며 동일한 위험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 사례는 중재 가능 여부가 약사의 전문성이 아닌 정보 접근 가능성에 의해 결정됨을 보여준다.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과 약사 역할의 역설
스마트폰 기반 건강 앱,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챗봇, 온라인 약물 정보 서비스 등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비전문가가 약물 관련 정보를 손쉽게 접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의 감독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약물 관련 정보는 처방약의 임의 중단, 건강기능식품과 처방약의 무분별한 병용 등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약사의 중재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러나 약사 중재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바로 이 시점에, 약사가 실질적 중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임상정보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는 상태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환자가 접하는 건강정보의 양과 복잡성은 증가하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검토하고 개입해야 하는 약사는 진단명도, 검사 수치도, 타 기관 처방도 알 수 없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일수록 이 구조적 공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며, 약사는 가용한 정보 내에서 복약지도를 수행하고 있으나 임상정보 접근이 차단된 구조에서는 그 범위가 불가피하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정책적 제언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제언을 제시한다.
첫째, 지역약국 약사의 임상정보 접근권 법제화가 필요하다. 약사가 약물 안전성 확인 목적으로 환자의 진단명, 주요 검사 수치, 타 의료기관 처방 내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접근 목적과 범위를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둘째, 지역약국 약사의 공식적 DRP 중재 역할 제도화가 필요하다. 임상정보 접근권이 법적으로 보장되더라도 약사가 이를 활용하여 중재할 수 있는 제도적 역할이 뒷받침되어야 실효성이 있다. 의약 협업 소통 체계 구축과 약사 중재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셋째,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건강정보 서비스 접근성 강화가 필요하다. 고령 다제약물 복용 환자를 대상으로 보건소·방문보건팀·지역약국 등을 활용한 현장 등록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찾아가는 가입 지원 서비스를 정책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지역약국 약사는 DRP 예방의 핵심 접점에 있으나, 임상정보 접근의 구조적 공백으로 그 역할이 제한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은 이 공백을 더욱 가시화하고 있으며, 의무는 있고 수단은 없는 이 구조는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근본적 모순이다.
약사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결국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임상정보 접근권 법제화는 이를 위한 출발점이며, 접근 목적과 범위의 명확한 규정, 개인정보보호 원칙과의 정합성 확보, 의료계와의 협력 체계 구축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본 논문의 핵심 논지이다.
본 논문이 제기하는 문제는 약사 개인의 역량에 관한 것이 아니다. 임상정보에 대한 접근이 구조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한, 역량과 무관하게 중재의 범위는 불가피하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시스템 개선은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다.
This Article2026;12(1):11-14
Published on May 3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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