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and Short Communication
  • Dispensing-Stage Clinical Information Access for Patient Safety: International Comparisons and a Stepwise Policy Model for South Korea
  • Hee-Jin Cho*

  • Gangnam Pharmacy, Yongin-si, Gyeonggi-do 16970, South Korea

  • 조제 단계 임상정보 접근 체계의 국제 비교와 한국형 단계적 모델 제언: 일본・영국・호주・오스트리아의 경험을 중심으로
  • 조희진*

  • 경기도 용인시 강남약국

  • This article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Background and Objectives: Drug-related problems (DRPs) account for an estimated 15.4% of hospital admissions, most of which are preventable. In South Korea, community pharmacists lack access to patients' cross-institutional medication histories, laboratory values, and diagnoses at dispensing. This gap persists despite existing drug utilization review (DUR) infrastructure, as contraindication coverage remains limited and override rates are high. This study compared dispensing-stage clinical information access systems in Japan, the UK, Australia, and Austria, and proposed a stepwise model for South Korea.
Methods: A comparative policy analysis was conducted using legislative documents, government reports, and peer-reviewed literature, evaluating legal basis, pharmacist access scope, access method, remuneration linkage, key challenges, and Korean policy implications. Results: Japan implemented a national electronic prescription service providing pharmacist access to cross-institutional medication histories with remuneration incentives. The UK established a Summary Care Record (SCR) system governed by patient consent, full audit trail, and scope limitation; a pilot confirmed feasibility and acceptability. Australia achieved high pharmacy registration but low real-world utilization, demonstrating that infrastructure alone does not guarantee clinical use without remuneration linkage. Austria demonstrated that ELGA (Elektronische Gesundheitsakte)-based pharmacist medication review reduced DRPs by approximately 70% in a community pharmacy RCT, supporting the case for remuneration-linked clinical outcomes. Conclusion: A four-phase stepwise model is proposed, beginning with existing platforms and progressing toward legislative mandate. Key enablers include patient-consent-based access, bidirectional information sharing, and remuneration linked to clinical engagement. A pilot with integrated reporting is a prerequisite for evidence generation and prioritized in Korean medication safety policy.


Keywords: Drug- related problems, Clinical information access, Community pharmacy, Dispensing safety, Stepwise model, Electronic health record

서 론

예방 가능한 약물관련문제(Drug-Related Problems, DRPs)로 인한 입원은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 안전에 반복적인 손실을 발생시킨다. 이 손실의 상당 부분은 환자가 복수의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조제 단계에서 타기관 처방 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구조적 공백에서 비롯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 DUR)를 운영하고 있으나,1) DUR 점검항목의 국내 병용금기 포함률이 낮고, 2025년 기준 조제 단계 DUR 처방변경률은 0.9%에 그쳐2) 알람이 있어도 처방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으며, 의사・약사 응답자의 48.7%가 질환과 약물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DUR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3) 현행 DUR만으로는 복수 기관 처방 간 안전성을 온전히 담보하기 어렵다. 복수 처방 간 약물 상호작용(drug-drug interaction, DDI), 신기능・간기능에 따른 용량 적절성은 안전한 조제를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임상정보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이러한 판단에 필요한 임상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
약사는 복약지도 의무와 DUR 점검을 통해 처방 안전성을 확인할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임상정보 접근 수단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접근이 차단된 정보는 구체적으로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 최근 검사 수치(신기능, 전해질 등), 주요 진단명이다.4) 약사는 처방전에 기재된 정보와 환자의 구두 진술에 의존하여 안전성을 판단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 속에 놓여 있다. 더욱이 약사가 임상적 개입을 수행하더라도 이를 기록하고 보고할 수 있는 체계가 존재하지 않아, 개입이 있어도 데이터가 되지 않는 구조적 공백이 추가로 존재한다.
WHO는 2024년 첫 번째 글로벌 환자안전 보고서에서 전 세계 20명 중 1명이 예방 가능한 약물 관련 해악을 경험하며, 이 중 절반 이상(53%)이 처방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5) 한국에서도 건강보험공단이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공식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6) 이 문제의 임상적·재정적 규모가 이미 정책 차원에서 인식된 사안임을 보여준다. 한국의 75세 이상 환자 다제병용 처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평균을 크게 웃돌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7) 조제 단계 임상정보 접근 공백의 임상적 위험이 한국에서 특히 높다. 그러나 약물 치료 전달의 마지막 단계인 약국이 타기관 처방 정보 없이 작동하는 한, 예방 가능한 손실은 구조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약사의 DRP 개입이 의료비 절감에 기여한다는 근거는 국제적으로 축적되어 있으나,8) 한국에서의 직접 효과 검증은 아직 부재하다.
이 논문은 일본・영국・호주・오스트리아의 경험을 비교 분석하고, 한국형 단계적 모델을 제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단순히 선진 사례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구현 과정에서 도출된 교훈을 처음부터 반영하고 근거 생성의 기반인 보고 체계를 포함한 실행 가능한 경로를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조제 단계 임상정보 접근 체계에 관한 비교 정책 분석 연구로, 일본・영국・호주・오스트리아의 관련 법령, 정부 보고서 및 동료 검토 문헌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분석 틀은 법적 근거, 약사 접근 범위, 접근 방식, 수가 연계, 주요 과제, 한국에 대한 시사점의 6개 항목으로 구성하였다. 각국 사례의 비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의 현행 인프라와 정책 여건을 고려한 단계적 모델을 제언하였다.

국가별 비교 분석

일본: 단일 건강보험 체계에서의 단계적 구현
일본은 한국과 유사한 단일 건강보험 체계와 의약분업 구조를 유지하면서, 2023년 1월 전자처방전 관리서비스 운용을 개시하여 지역약국에서의 타기관 처방 정보 접근을 제도적으로 구현하였다.9)
전자처방전 관리서비스는 기존 온라인 자격확인 시스템을 확장한 구조로 설계되었다. 환자가 약국에 설치된 카드리더기에 마이넘버카드를 제시하고 동의하면, 조제담당 약사는 해당 환자의 최근 3년간 타기관 투약이력에 직접 접근하여 중복투약 및 병용금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10) 환자 동의를 전제로 약국 인프라를 통해 직접 정보를 확인하는 구조다. 일본 정부는 2024년 12월 기존 건강보험증 신규 발행을 중단하고 마이넘버카드로 일원화하는 한편, 의료기관·약국에 온라인 자격확인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함으로써 이 구조의 전국적 기반을 확보하였다.11)
온라인 자격확인을 통해 환자의 약제정보를 취득하여 조제에 활용한 약국은 조제정보연계 가산을 산정할 수 있으며,12) 의료기관도 진료정보연계 가산을 별도로 산정할 수 있다. 의료기관과 약국 각각에게 체제 참여 자체를 보상하는 이 설계는 정보 공유 인프라 구축에 양쪽이 참여할 유인을 만들었다.
일본의사회는 전자처방전 도입에 대해 적극 협력 입장을 공식화하였다.13) 전자처방전 관리서비스가 의료기관과 약국 모두 타기관 처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양방향 구조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모델을 한국에 직접 이식하는 데는 구조적 전제조건이 있다. 일본의 카드리더기 기반 직접 접근 구조는 마이넘버카드의 건강보험증 일원화와 온라인 자격확인 시스템 전국 의무화라는 국가 주도의 인프라 전환을 전제로 한다. 한국은 현재 이에 상응하는 정책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접근권이 부재한 환경에서는 개입이 불가능하고, 개입이 없으면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 제한된 범위에서라도 접근을 허용하는 파일럿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온라인 자격확인 시스템의 확장과 수가 신설이라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일본 모델은 그 결단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장 가까운 참조 경로다.
영국: 정보 거버넌스 설계 원칙
영국은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 요약진료기록(summary care record, SCR)을 통해 지역약국에서의 임상정보 접근을 법적으로 보장한 가장 성숙한 사례다. The National Health Service (Pharmaceutical and Local Pharmaceutical Services) Regulations 2013년에 의해 접근 근거가 마련되었고, 2016년 4월 개정으로 임상적 판단에 따른 SCR 접근이 의무로 명시되었다.14) SCR 접근은 NHS Pharmacy First 서비스(2024년 1월 출범)의 필수 요건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영국 내 96% 이상의 환자가 SCR을 보유하고 있다.15)
SCR을 통해 현재 투약 목록, 알레르기・부작용 이력에 접근할 수 있으며, 환자가 사전에 추가 정보 공개에 동의한 경우 진단명・검사 결과 등 추가 임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영국 SCR은 세 가지 정보 거버넌스 원칙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첫째, 접근은 환자 동의를 전제로 한다. 둘째, 모든 접근 이력은 개인 스마트카드에 연결되어 전면 감사된다.15) 셋째, 접근 범위는 처방 안전성 판단에 필요한 핵심 정보로 한정된다. 이 세 가지 원칙은 한국의 조제 단계 임상정보 접근 체계 설계에서 참조할 수 있는 정보 거버넌스 모델을 제공한다.
2023년 East of England 지역 12개월 혼합방법론 파일럿 연구에서 35개 지역약국이 등록한 가운데 실제 활용한 13개 약국에서 19,314건의 예약과 16,359건의 임상 기록이 생성되었으며, 높은 수용성과 의사소통 개선, 환자 안전 향상 가능성이 확인되었다.16) 파일럿에 참여한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 GP)는 ‘공유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 EHR) 접근을 거부하는 것은 환자에 대한 직무 유기이자 위해 위험’이라고 직접 표현하였다.16) 다만 35개 등록 약국 중 13개(37%)만 실제 활용했으며, 워크로드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 통합 문제가 주요 장벽으로 지목됐다.
영국은 NHS Quality Payments Scheme을 통해 SCR 활용 약국에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현장 채택을 유도하였으며, 이는 일본의 체제정비 가산과 유사한 수가 연동 설계다.15) 영국의 경험은 NHS 단일 공공의료 체계라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행위별 수가제 기반의 한국 의료 구조와 직접 이식보다는 설계 원칙의 참조가 적절하다.
호주: 제도화 이후 활용 격차의 교훈
호주는 My Health Record(MHR) Act 2012를 기반으로 전국 단위 디지털 건강기록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2019년 opt-out 방식 전환 이후 등록 계정이 급격히 증가하여, 2025년 11월 기준 2,470만 계정에 16억 건 이상의 문서가 저장되어 있다. 2019년 4월 기준 호주 약국의 83%(약 5,700개소)가 MHR 접근 등록을 완료하였다.17) 약사는 MHR을 통해 호주 의약품급여제도(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 PBS) 기반 2년간 투약이력, 퇴원 요약, 업로드된 검사 결과, 알레르기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조제 기록은 자동 업로드되어 양방향 정보 공유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높은 등록률과 실제 임상 활용 사이에는 뚜렷한 격차가 존재한다. 후향적 로그 데이터 분석에서 응급실 임상의의 MHR 접근률은 19.60%에 그쳤으며, 이는 의료기관이 시스템을 도입해도 개별 임상의가 실제로 활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18) Kosari et al.(2020)의 호주 약사 설문연구(n=63)에서 응답자의 66%가 MHR 내 정보의 정확성에 우려를 표했고, 81%는 환자의 프라이버시 우려가 활용의 장벽이 될 것으로 인식하였다.19) 의료 직종 간 협력 체계의 부재와 소극적 참여가 활용 저조의 구조적 원인으로 분석된다.20)
수가 연계 부재도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18-20) 호주는 MHR 활용에 대한 별도 수가를 설계하지 않았으며, 이는 현장에서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유인을 갖지 못하게 하였다. 이는 일본이 체제정비 가산을 통해 현장 활용을 유도한 방식과 대비된다.
호주 MHR의 경험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시사한다. 법적 근거 마련과 시스템 구축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등록률과 활용률은 별개의 문제이며, 실제 임상 활용을 위해서는 워크플로우 통합, 수가 연계, 협력 체계 구축이 처음부터 설계에 포함되어야 한다.
오스트리아: 사회보험 연계 기반 실증 근거 생성
오스트리아는 전자건강기록 시스템(Elektronische Gesundheitsakte, ELGA)을 법적 기반으로 전국 단위 임상정보 공유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ELGA는 의료기관・약국・병원을 연결하는 분산형 시스템으로, 약국은 환자가 e-Card를 제시하면 2시간 동안 e-Medikation(전자투약이력)에 접근할 수 있다. e-Medikation은 최근 1년간 모든 처방・조제 의약품 목록과 약물 상호작용 자동 점검 기능을 포함하며, 환자 동의 기반으로 운영된다.
오스트리아의 주목할 점은 실증 근거 생성 방식이다. 오스트리아 약사회・빈 의과대학・오스트리아 사회보험연합이 공동으로 ELGA 기반 약사 약물 검토 무작위 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을 수행하여, 다제복용 환자(8개 이상 약물 복용, n=220)에서 약사 개입군의 DRP가 대조군 대비 약 70% 감소함을 확인하였다.21) 복약순응도 관련 DRP는 60%, 건강리터러시 관련 DRP는 64% 감소하였으며, 투여 성분 수도 약 9% 감소하였다. 이 연구는 보험자가 파일럿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로 설계됨으로써, 결과가 수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처음부터 확보한 점에서 한국에 대한 시사점이 크다.
호주가 인프라 구축 이후 수가 부재와 협력 체계 미비로 활용 격차를 겪은 것과 달리, 오스트리아는 사회보험연합이 연구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로 RCT를 수행함으로써, 결과가 수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처음부터 확보하였다. 이는 파일럿 → 데이터 → 수가 → 법제화로 이어지는 단계적 경로가 실현 가능한 설계임을 시사한다.
비교 분석: 제도화 성숙도 스펙트럼
네 국가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형 단계적 모델 제언

앞의 비교 분석을 바탕으로 다음의 4단계 모델을 제언한다.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여 근거를 축적하고 제도화하는 경로를 설계한다. 각 단계의 효과 검증이 다음 단계의 근거로 기능하며, 새로운 인프라 구축 없이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을 우선한다.
1단계: 기존 인프라 활용
한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운영하는 건강e음을 통해 환자 동의 기반 투약이력 조회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역약국에서의 활용을 위한 표준화된 체계가 부재하며, 약국 현장에서의 건강e음 기반 약물관련문제 점검에 관한 체계적 보고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이는 서비스가 존재하더라도 현장에서 이를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갖추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법 개정 없이 행정 지침 수준으로 즉시 실행 가능한 조치로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보건소・방문보건팀을 활용한 고령 다제복용 환자 대상 건강e음 현장 등록 지원 사업. 둘째, 다제복용 환자 조제 시 건강e음 활용 안내를 표준으로 권고하는 행정 지침. 셋째, 현장 활용 프로토콜 개발.
위 세 가지와 병행하여 추진되어야 할 선결 과제가 있다. 건강e음 기반 임상 개입을 기록하고 보고할 수 있는 국가 표준 체계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약국정보 표준화가 선행 과제로 병행 검토되어야 한다. 표준 보고 항목의 최소 모델로는 SOAP 형식(subjective·objective・assessment・plan)에 준하여 개입 사유, 확인된 임상정보, 약사 판단, 처방의 공유 여부를 포함하는 구조를 제안할 수 있으며, 이는 현행 DUR 사유 기재 템플릿의 확장 형태로 설계가 가능하다. 이 체계의 구축은 심평원 또는 대한약사회 차원의 시스템 설계와 법적 근거 마련을 필요로 하므로 즉시 실행 가능한 행정 지침의 범주를 넘어서나, 1단계의 실효성 확보와 2단계 파일럿 설계를 위한 근거 생성을 위해 병행 추진이 필요한 과제다. 아울러 건강e음에 약국 전용 화면을 추가하여 환자가 약국 카운터에서 직접 로그인하면 투약이력을 함께 확인하는 구조도 검토할 수 있다. 이는 현재 건강e음이 환자 의존 구조로서 고령 다제복용 환자에서의 활용에 한계가 있어, 별도 입법 없이 앱 기능 개선과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령 해석으로 구현 가능한지 우선 검토가 필요한 경로이며, 이를 구조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2단계의 과제다.
2단계: 문전약국 파일럿
1단계의 환자 의존 구조를 넘어서려면 조제 단계에서 임상정보에 능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한국 현행 온라인 자격확인 시스템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일본과 유사한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접근 방식은 환자 동의 기반으로 설계하는 것이 적합하다. 환자의 정보 자기결정권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 방식은 제도 도입의 수용성 확보에 유리하다. 또한 의료기관도 타기관 처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양방향 구조로 설계될 때 시스템 전체의 수용성이 높아진다.
파일럿 대상으로 문전약국이 구조적 적합성을 갖는다. 고위험 다제복용 환자 비율이 높고 파일럿 대상 의료기관과의 정보 공유 범위를 제한적으로 설정하기 용이하다. 수가 연계는 이 단계에서 함께 설계되는 것이 중요하다. 호주 MHR은 법적 근거와 시스템 구축에도 불구하고 수가 연계 없이는 현장 활용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실증하였으며,18-20) 영국 파일럿 연구 또한 국가 수가 체계와의 정렬이 현장 참여 극대화의 핵심 조건임을 명시하였다.16) 오스트리아에서 전국 전자투약이력 시스템(ELGA) 기반 약사 약물 검토 RCT는 다제복용 환자의 DRP를 약 70% 감소시켰으며,21) 이는 임상정보 접근 체계가 선행된 환경에서 달성된 성과로 한국에서 동등한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수가 설계의 필요성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파일럿 평가 지표로는 DRP 발견율, 처방 변경 건수를 1차 지표로 하되, 건보공단 청구 데이터 연계가 파일럿 설계에 포함될 경우 30일 재입원율 변화를 추가 지표로 설정할 수 있다. 이 데이터가 3・4단계의 근거로 기능한다.
3단계: 워크플로우 통합・교육・의료정보 공유 체계 구축
호주의 경험이 증명하듯 법제화와 시스템 구축만으로는 실제 임상 활용이 보장되지 않는다. 기존 DUR・처방 검토 소프트웨어에 임상정보를 통합하여 조제 워크플로우 내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임상정보 해석과 처방 중재 활용에 관한 교육 인프라 구축도 병행되어야 한다.
의료정보 공유 체계 형성에서 핵심은 영국 SCR의 정보 거버넌스 원칙을 한국 맥락에 적용하는 것이다. 첫째, 접근 범위를 처방 안전성 판단에 필요한 최소 정보로 법령에 명시한다. 둘째, 접근 이력을 전면 감사 대상으로 설정하여 무단 접근을 차단한다. 셋째, 의료기관도 조제 단계 임상 개입 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양방향 구조로 설계한다. 이 원칙들은 정보 접근이 환자 안전을 위한 시스템 개선임을 구조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제도의 안전한 운영 기반이 된다.
임상정보 접근이 개입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근거도 축적되고 있다. EHR 접근이 구현된 지역약국 연구에서 다른 공급자에 대한 후속 조치 필요성 감소와 임상 서비스의 질 향상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으며,22) 불필요한 처방 문의가 줄고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중재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영국 파일럿에서 GP가 직접 표현한 바와 같이,16) 임상정보 공유는 약사만의 요구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위한 의료팀 전체의 공동 이익이다.
원문: “Discontinuation of the service, or the refusal of a health system to adopt shared EHR access including community pharmacies, would be a disservice and a risk of harm to patients.” (GP28, Fynn et al., 2025)
4단계: 법적 근거 마련 및 전국 확대
파일럿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제 단계 임상정보 접근권을 약사법 또는 전자의료기록 관련 법령에 명시한다. 초기 접근 범위는 처방 안전성 판단에 필요한 최소 정보 — 투약이력, 주요 진단명, 알레르기·부작용 이력, 최근 신기능・전해질 검사 수치 — 로 한정하고, 효과 검증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접근 목적과 범위의 법령 명시, 접근 이력 감사 체계 구축, 중재 범위와 처방의와의 소통 절차를 규정함으로써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전국 확대는 국가 주도 단일 표준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 론

일본・영국・호주・오스트리아의 경험은 해결 방향과 유의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일본은 단일 건강보험 체계에서 기존 인프라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조제 단계 타기관 처방 접근을 구현하였고, 의료기관과 약국 각각에게 체제 참여를 보상하는 수가를 설계하여 현장 활용을 유도하였다. 영국은 환자 동의・접근 이력 전면 감사・접근 범위 한정이라는 정보 거버넌스 원칙을 기반으로 제도화를 완성하였다. 호주는 법적 근거와 시스템 구축 이후에도 수가 연계와 워크플로우 통합 없이는 실제 임상 활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오스트리아는 사회보험연합이 연구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로 RCT를 수행하여 임상 근거를 생성하였으며, 결과가 수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처음부터 확보한 점에서 한국에 대한 시사점이 크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이 아니라 기존 인프라의 확장이다. 환자 안전과 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이미 존재하는 인프라를 약국까지 연결하는 설계적 결단이 요구된다.
한국은 건강e음이라는 즉시 활용 가능한 출발점을 보유하고 있다. 약사의 임상 개입이 데이터로 축적되기 시작할 때 파일럿의 설계 근거가 생기고, 파일럿의 결과가 법제화의 근거가 된다.
세계약학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Pharmaceutique, FIP)은 2025년 인공지능(AI) 활용에 관한 공식 정책 성명을 통해 각국 정부에 약사가 국가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통해 환자 동의 기반으로 관련 임상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권고하였다23) 이는 이 논문이 제안하는 한국형 모델의 방향이 한국만의 고민이 아니라 국제 약학계가 공통으로 설정한 정책 과제임을 보여준다. 지역약국 조제 단계 임상정보 접근 효과에 관한 직접 근거 생성을 위해서는 파일럿 설계와 보고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현재 한국 의약품 안전정책이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 과제다.  Table 1  

Table 1

International comparison of dispensing-stage clinical information access systems and implications for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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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rticle

  • 2026;12(1):15-21

    Published on May 31, 2026

  • Received on May 29, 2026
  • Revised on May 30, 2026
  • Accepted on May 31, 2026

Correspondence to

  • Hee-Ji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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